10년간의 기록을 한번에 정리할 생각을 하니 너무 많고, 복잡해서 단순하게 스코어, 홈원정, 낮밤경기로만 구분하고 있다.
2007년부터 거꾸로 내려가면서 경기기록부를 지켜보니 2003년에 좋았던 기억들, 2002년에 리그에서 1승을 거두었던 최악의 기록들을 지나 1997년의 기억들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많이도 먹히고(545골), 많이도 졌구나(승률25%) 느껴왔던걸 통계로 받아보니 씁슬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창단 첫해 홈평균관중 2624명으로 시작했던 대전이 현재 12991명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 보면 그래도 10년간 대전 시민을 위해 애써왔구나 싶고, 이런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어 앞으로 20년, 50년, 100년 발전하리라 믿고 싶다.
구단 홈페이지를 보면 아쉬운 점은 대전의 10년간의 기록에 대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없다는 점이다. 대전이 몇년도 무슨 경기를 어떤 결과로 끝냈는지 알아보기 위해 상대팀 홈페이지를 가야하는 불상사를 맛보기도 했다. 10년간의 기록이 2003년을 빼면 우울했을지언정, 우리가 안고 가야할 역사임엔 분명하지만, 그 역사를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게 보인다. 물론 직원이 부족함을 알고, 그 적은 직원분들이 노력하는 점은 알지만, 역사를 한장한장 써내려간다 생각하면, 이런 것부터 처음부터 잘 정리해야 하지 않나 묻고 싶다.
대전의 선수로서 연맹의 공식경기에 100경기, 200경기, 300경기 출전한 것은 당연히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그런데 대전 구단이 프로축구연맹의 일원으로 리그에 참가하여 몇경기를 지내왔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는거 같아 아쉬워 글 몇자 적고 있는거다.
위에 리그 기록은 지난 11라운드 울산전까지의 기록이다. 경기수에서 볼 수 있듯이 대전이 1997년 리그에 첫 참가를 해서, 300경기를 맞은 경기였다. 그러나 누구하나 관심을 갖지 못했고, 나 역시 그런줄도 모르고 있었다. 기록 정리다가 알게 된거지;;
그날 경기장을 찾았던 관중들에게 이벤트는 고사하고, 그냥 28라운드 중에 한경기가 아닌 무언가 의미가 있던 경기로 만들 수 있었다. 대전이 오늘 경기로 리그 300경기를 진행한다는 것을 짧게라도 알렸다면 팬들은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나는 우리팀 역사의 한 페이지에 속했다는 소속감을 작게나마 느끼지는 않았을까 싶다.
자기 연고의 팀을 빼앗겨버린 팬들은 더 이상의 기록을 적고 싶어도 적지 못하는데, 우리팀 대전은 비록 강팀은 아니지만 10년동안 꾸준하게 리그에서 활약해왔고 대전의 이름으로 뛰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뛰어갈 것이다. 400경기 째에는 팬들이 다함께 축하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